외상후 스트레스 상담사례

o 얼마전 일과를 끝내고 집에서 쉬고 있는데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자기는 지금 순천이 아닌 oo시에 살고 있는데 얼마전 온가족이 아파트
  화재사고를 목격한 후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며 이런 것도 상담해주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저는 안심하시고 오시라고 말씀드리고 상담
  일정을 잡은후 상담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o 첫 상담을 진행하면서 그 내담자의 가족 구성원을 확인해보니 40대 부부로서 초등학생 남매를 두고 있었습니다.
  내담자의 고충의 핵심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지난 명절때 자녀들과 함께 광주에 살고 계시는 부모님 집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의 집은 아파트인데 밤중에 부모님의 아파트 같은동
  같은 라인 위층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온 가족이 급히 밖으로 대피하였다고 합니다.

o 아파트에서 나와보니 위층의 집에서 큰 화재가 발생하였는데 화재가 발생한 위층에 사시는 할아버지가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고 베란다
  창가에 매달려 있다가 결국은 떨어지는 광경을 초등학생 남매들도 직접 목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o 그런데 그 사고현장 목격후 자녀들이 계속 무서움에 시달리고 있으며 학교에서도 계속 전화해서 "엄마 무서워"하면서 "그 할아버지
  죽었을까?"하고 물어보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o 저는 그 부모님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지금 가족들의 대화의 내용은 거의 대부분 그 화재사고 내용이겠네요? 했더니 그렇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도 집에 와서도 항상 대화하는 내용은 그 사고내용이라고 했습니다.

o 저는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선생님 이 사무실의 모든 창문을 빛이 들어올수 없도록 다 가리고 불도 꺼버리면 깜깜한 어둠이겠죠?
  그런데 이 어둠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둠과 싸워야 할까요?"라고 물어보았더니 그 내담자는 너무도 쉽게 "불을 켜면 되죠"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o 저는 이어서 말하였습니다. 맞습니다. 어둠은 싸워서 없애는 것이 아니라 빛이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처럼 선생님의 가족들이
  계속 그 사건을 주제로 대화하면 그 사건으로 인한 충격과 불안함이 사라지지 않고 선생님의 가정에 계속 함께 할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는 절대 그 사건을 꺼내지 마시고 온 가족이 함께 맛있는것도 사먹고 즐거운 여행도 하면서 좋은 기억, 좋은 생각, 좋은 추억을
  만들어가시기 바랍니다. 또한 자녀들에게 지금까지 가장 즐거웠던 기억을 물어보고 그 즐거웠던 기억들을 그림으로 함께 그리는 시간
  들을 가지시기 바랍니다라고 권면해 주었습니다.

o 그리고 상담시간에도 자녀들과 함께 즐거웠던 내용들을 그림으로 그려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자녀들에게 그 그림의 내용을 설명하게 했습니다. 자녀들은 각자 그린 그림의 내용을 신나게 설명하면서 즐거워했습니다.
  부모님에게 집에 가서도 함께 그림 그리는 시간을 계속 가지라고 부탁하였습니다.

o 세번째 상담시간에 제가 권해준 내용들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았더니 그동안 온 가족이 여행하고, 함께 식사하고, 그림그렸던
  내용들을 재미있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무섭다고 전화하지 않고 다시금 밝은 모습을 회복하였다고
  좋아하였습니다.

o 이 곳에서 상담의 모든 내용을 다 설명할수는 없지만 이번 상담을 통해서 저도 다시한번 중요한 원리를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둠은 빛이 들어오면 저절로 사라진다"   감사합니다~~~